안동 현충일 유흥업계 임시휴일 '뒷전'
유흥업계의 유일한 임시 휴일로 인식돼 온 현충일이었던 지난 6일 밤.
구제역 사태의 여파로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안동지역 상당수의 유흥업소가 연중 유일한 임시 휴일이라는 업계의 오랜 묵계를 깨고 정상 영업에 나서는 모습이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명복을 비는 경건한 날인만큼 현충일 하루만큼은 음주가무를 자제하자는 사회적 공론에 따라 휴무일로 정하고 있다.
유흥업소의 현충일 영업 여부는 법적인 규제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휴무여부는 자율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날 하루만큼은 문을 닫는 것이 오랜 세월 업계 스스로가 지켜온 불문율이기도 하다.
최근 들어 이 불문율도 구제역 사태와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침체의 여파 앞에서는 여지없이 깨지고 있는 상황이다.
영업 난에 허덕이는 일부 유흥업소들이 매출 타격을 우려해 영업을 강행, 화려한 네온사인 불빛으로 손님을 맞이하는 등 성업을 이뤘다.
안동시 옥동에서 주점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42)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현충일만큼은 휴무일로 정해 쉬었다”며 “하지만 오랜 경기침체로 적자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에 현충일에도 영업을 할 수 밖에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특히 200여 곳에 달하는 안동지역 유흥업소 중 상당수의 업소가 문을 닫거나 장기 불황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안동지역은 지난해 11월말 구제역 사태의 여파로 유흥업계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이 경제적으로 상당한 고충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주민 김모(41)씨는 “요즘 들어 누구나 할 것 없이 지역의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순국선열들의 고귀한 뜻을 새겨서라도 현충일만큼은 음주가무를 자제하는 것이 성숙한 안동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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