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잡음’ 영천 시끌
공기업 땅투기 의혹…자금 횡령 업주 검찰 조사
때아닌 ‘골프장’을 둘러싸고 경북 영천지역 민심이 뒤숭숭해 지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 및 고용창출 등에서 상당한 파급효과를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골프장 조성과정에서 사업주 비리사건이 터지고, 공기업의 ‘땅장사’ 논란도 불거지면서다.
24일 영천시의회 및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영천시 청통면 일대에 조성 중인 ‘청통골프장’과 임고면 일대에 완공단계로 접어든 ‘레이포드 컨트리클럽’을 둘러싼 잡음으로 영천지역 민심이 뒤숭숭하다.
청통골프장의 경우 경북도개발공사가 2004년 9홀 규모에서 2009년 18홀 규모로 무리하게 사업 확장을 추진하면서, 예산문제 등으로 아직까지 제대로 착공조차 못한 상태다.
또 이 과정에서 환경파괴 및 혈세낭비 등의 주장이 제기되고, 지역 주민들과의 골프장 조성을 둘러싼 각종 마찰로 말썽이 끊이질 않고 있다.
그러자 정부에서 얼마전 경북도개발공사에 청통골프장 매각을 지시하고, 경북도개발공사는 골프장 예정부지 73만㎡ 중 매입이 완료된 70% 정도의 부지를 이달 중 매각키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매각 방침이 전해진 이 부지가 지난달 말 경북도개발공사에 등기 완료되면서 확산되고 있다.
청통면 일대 주민들은 경북도개발공사가 지난 수년간 골프장 조성을 차일피일 늦추며 투자가 아닌 ‘땅투기’를 했다고 주장하며, 법원에 부동산처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준비중인 것이다.
김형락 영천시의원은 “경북도개발공사가 매각처분 과정을 영천시에 전혀 통보치 않고 몰래 진행하고 있다”며 “영천시민에게 불이익이 되는 매각의 경우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와 함께 세계적 PGA 골퍼 비제이싱이 설계해 유명세를 타고, 1~2억원대의 회원권 상당수가 분양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오는 7월 정식 개장 예정인 27홀의 국제규모 골프장 레이포드CC 사업주 A모 회장이 횡령 등의 혐의로 지난 20일께 검찰에 긴급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A모 회장은 지난 2009년에도 대구에 국내 최대 규모의 자동차복합상가 건립·분양에 나서 지역민들의 주목을 끈 인물로, 이번 레이포드CC 조성과정에서 막대한 자금을 빼돌려 사용했다는 것이다.
또 이 과정에서 지역 정·관계 인사 등에게 사업관련 로비를 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이로 인해 임고면 일대 주민들은 골프장 개장에 차질을 우려하며, 고용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가 어렵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하고 있다.
레이포드CC 관계자는 “검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건 맞지만, 아직 혐의가 밝혀진 건 없다”면서 “골프장은 예정대로 개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지 기자